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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 28.

평소 CHO님이 10여 년간 엔지니어로 지내시다 경영자로 전환하셨을 때 가장 먼저 서점으로 달려가셨다는 일화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기술자는 주로 명확한 문제를 깊이 파고들어 해결하는 반면, 경영자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조직 전체를 이끌어야 하기에 필요한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최근 업무 역할이 확장되면서 실무자 시절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자의 시각’에서 ‘경영자의 시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는지, 그리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기술자는 재료·도구처럼 비교적 고정된 변수를 다뤄 정해진 답(=)을 정확히 만드는 사람이라면, 경영자는 사람·조직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적 변수를 추적·조정해 결과를 더 크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경영의 핵심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도, 변화하는 변수들을 계속 관찰하고 연결하며 최적의 방향으로 이끄는 ‘추적’에 있습니다. 우리는 연애처럼 일상에서도 이미 상대의 상태를 살피며 행동을 바꾸는 방식으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기술자라 경영을 모른다’고 스스로를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자는 고정변수를, 경영자는 동적변수를 다룬다

기술자에서 경영자로의 관점 전환,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핵심은 기술자는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고, 경영자는 ‘가치를 추적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우리가 다루는 ‘변수’의 성격을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요리사를 기술자라고 생각해 봅시다. 맛있는 요리라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사고, 도구를 준비하고,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서 상을 차립니다. 이때 요리사가 다루는 변수들은 모두 ‘고정 변수’입니다. 재료나 도구는 제멋대로 변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경영자가 다루는 변수는 다릅니다. 경영자는 사람과 조직이라는 ‘동적 변수’를 다룹니다. 이 변수들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어제는 저기 있던 구성원이 오늘은 여기 있고, 기분이 좋았다가도 나빠지고, 컨디션이 최상이었다가도 저조해집니다.

수학적으로 비유하자면, 기술자는 고정된 변수들을 잘 배열해서 ‘y = f(x)’라는 식의 등호(=, Equal)를 성립시키는 사람입니다. 정해진 답을 정확히 만들어내는 것이죠. 반면, 경영자는 등호 자체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 변수(x)를 추적하고, 조정하고, 연결해서 결과값(y)이 ‘최댓값’으로 가도록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요컨대 경영자는 쉴 새 없이 변하는 요소들을 계속 추적하고, 관찰하고, 연결해서 최적의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등호($=$)를 맞추는 게 아니라, 결과를 더 크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경영의 핵심은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다

“나는 기술자라서 경영을 모른다”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여러분은 이미 경영자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애’를 할 때 그렇습니다.

연애를 할 때 상대를 고정변수로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요? “어제 좋았으니 오늘도 똑같이 하면 좋아하겠지”라고 했다가 큰코다칠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

연애를 잘하려면 상대를 고정 변수가 아닌 동적 변수로 생각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상대의 기분과 감정을 살피면서 그때그때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를 계속 수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대를 동적변수로 간주하고 그 변화를 끊임없이 추적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연애할 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추적’이 바로 경영의 핵심입니다.

기업 경영만 경영이 아닙니다. 연애를 비롯해서 우리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이 경영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자기 자신도 경영하고 인생도 경영합니다. 그러니 “나는 기술자라 경영을 못할 거야”라고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가둘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경영의 핵심이 ‘추적’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늘 경영자의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경영자가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저 역시 처음에는 기술자였습니다. 경영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기에 경영자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오히려 기존의 경영 이론들이 틀렸을 수도 있겠다, 너무 ‘돈’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경영은 결국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과학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신경과학, 심리학 등을 통해 사람을 깊이 이해하게 되니 비로소 경영이 보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저를 경영자, 철학자, 혹은 선구자 등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어떤 이름으로 불리느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