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2026. 4. 15.

회사의 비전과 조직의 실행 방향을 일치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비전의 취지를 설명하고 소통의 기회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구성원 개개인의 동기를 조직의 목표로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를 진정한 ‘자기 일’로 받아들이게 하려면, 리더는 소통의 방식과 정렬의 과정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요?


리더는 성과를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의 동기를 조직의 목표에 연결하는 사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신뢰를 바탕으로 “어떻게 잘할까”보다 “어떤 목적으로 이 일을 하는가”를 함께 맞추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상(像)은 리더가 혼자 정하는 목표가 아니라, 팀이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Why여야 합니다. 이렇게 함께 만든 상이 실제 힘을 가지려면 충분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단순히 오래 하거나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에 대한 공감과 합의를 맞춰가고 구성원 각자의 동기 상태에 맞게 피드백과 소통을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리더는 신뢰를 바탕으로 Why를 함께 세우고, 그 Why가 구성원 각자의 동기와 이어지도록 대화를 설계함으로써, 조직의 목표가 구성원에게 진짜 나의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동기를 목표에 연결하는 출발점은 신뢰

릴레이 경기를 한다고 해봅시다. 릴레이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각자가 빨리 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누가 어느 구간을 맡는지, 배턴을 어떤 타이밍에 어느 손으로 주고받을지, 서로의 속도와 위치를 어떻게 맞출지를 하나하나가 승패를 결정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방향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경기에서 질 수 있습니다. 조직도 같습니다. 구성원 각자의 능력이 좋아도 그들의 동기가 조직의 목표와 이어지지 않으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리더는 구성원의 동기를 조직의 목표에 연결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연결은 “이렇게 해야 해” 라고 말한다고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구성원 안에는 이미 성취하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그 욕망이 일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현되도록 연결하는 데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나를 성장시키고,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나의 인정과 기회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생겨야 몰입이 더 커집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반은 신뢰입니다.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목표와 나의 일은 연결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신뢰가 형성되면 같은 목표도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구성원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를 방어적으로 따지는 대신, “이 일이 나와 팀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를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진짜 나의 일로 받아들이게 하려면, 리더는 먼저 사람의 마음이 목표와 연결될 수 있는 신뢰의 바탕을 만들어야 합니다.

신뢰 위에서 해야 할 일은 ‘어떻게’보다 먼저 ‘왜’를 맞추는 것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면,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상(像)을 맞추는 일입니다. 상을 맞춘다는 것을 단순히 목표를 정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그리고 싶은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분명히 세우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잘할까” 를 논하기 전에 “어떤 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가, 우리가 함께 이루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일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들이 선행되어야 현재 위치와 목적지, 나아가야 할 일이 모두 연결됩니다.

조직에서 말하는 상은 리더가 혼자 정해 들고 오는 목표가 아닙니다. 팀이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Why의 구체화입니다. 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사람마다 같은 일을 두고도 전혀 다른 기준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반면 함께 만든 상은 각자의 해석 차이를 줄이고, 개개인의 에너지를 팀의 목표로 모아줍니다.

상을 맞추는 과정에서는 미션과 같은 큰 이야기와 실무적인 이야기가 함께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상을 맞추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목적과 현실을 함께 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머릿속에 기준과 우선순위가 정리되며 상이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일본 손님을 접대하자” 라고만 하면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음료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음식을 내야 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과 협력이 잘 되고 신뢰가 쌓여야 우리가 새로 만든 상품을 일본에 수출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겠는가” 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목적이 먼저 들어갑니다. 그러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음료가 적절한지, 왜 동래파전이 어울리는지, 일본 손님들은 매운 음식을 어려워할 수 있으니 고추를 빼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목적 중심적으로 수렴해 나가는 것이 상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함께 만든 상이 있을 때 조직의 목표는 구성원 각자의 일 속으로 들어갑니다.

동상동몽을 현실로 만드는 대화법

그렇다면 함께 만든 상은 어떻게 실제 힘을 갖게 될까요? 결국 대화를 통해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단순히 오래 이야기하거나 자주 이야기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함께 만든 상에 대해 계속해서 공감과 합의를 맞춰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성원 각자의 동기 상태를 살피며 그에 맞게 대화 과정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먼저 상에 대한 대화는, 한 번 설명하고 끝나는 자리가 아닙니다. 함께 솔직하게 공유하고, 일의 목적에 공감하고, 스스로 참여하며, 자기 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주인의식은 “주인의식을 가져라” 라고 말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그 일을 자신의 기억으로 상상하고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고 자신의 선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생깁니다. 그래서 대화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때 aIDMA와 같은 소통 방식이 필요합니다. 먼저 관심을 열고,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욕망을 자극하고, 자신의 기억으로 상상하게 만들고,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은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참여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리더는 구성원들의 동기 수준을 MPF하며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즉, 개개인의 상태를 살피고, 무엇이 동기를 올리고 떨어뜨리는지 예측하며, 그에 맞게 피드백과 대화 방식을 조정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방향을 또렷하게 잡아주는 말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어려움을 함께 풀어주는 대화가 더 절실할 수 있습니다. 결국 충분한 대화란 많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에 대한 공감과 동기의 상태를 함께 살피며 사람마다 맞게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리더는 조직의 목표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Why를 함께 세우고, 그 Why가 구성원 각자의 동기와 이어지도록 대화를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방향을 자기 일처럼 느끼고, 그 일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게 될 때 동기는 조직의 목표와 연결됩니다. 그렇게 촉발된 동기가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성과는 다시 성장의 발판이 됩니다. 리더의 역할은 바로 이 흐름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