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문답 #12 ― 역할이 아닌 목적에 집중하라
2025. 10. 22.
저는 “조직의 성장은 리더의 그릇을 넘지 못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래서 리더가 온전히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조직의 성과에도 기여하고 싶고요. 이런 팔로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와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요?
팔로워로서 조직에 기여하고 싶다는 고민 자체는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팔로워십과 리더십이라는 역할의 틀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수 있습니다.
리더와 팔로워는 결국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의 조직을 이룬 사람들입니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고, 팔로워는 그 방향 안에서 성과를 구체화합니다. 역할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습니다.
그런데 팔로워가 ‘내 역할’에만 집중하면, 그 일이 목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보지 못한 채 과업 자체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리더가 온전히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으려면, 팔로워도 함께 목표와 방향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리더는 세부 실행까지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되고, 팔로워는 자신의 일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십(ship)’은 이름에 불과하다 ━ 역할의 함정
우리는 흔히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명확히 구분하려 합니다. “리더는 이래야 하고 팔로워는 저래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그 틀에 맞춰 행동하려 하죠. 하지만 이런 구분은 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 본질적인 차이가 아닙니다.
문제는 역할 구분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다는 점입니다.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내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대신합니다. “내게 주어진 작업만 잘 하면 되지, 방향을 보는 것은 리더의 일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실제 업무에서 구체적인 문제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근본 이유는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역할에만 몰두하는 팔로워는 이 목적을 놓치게 됩니다.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하거나 디자인을 개선하는 일에 매몰돼서, 정작 고객 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정말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는 놓쳐버리는 것이죠.
성과라는 목적에 집중하라
탁구를 치는 사람이 자기 폼에만 신경 쓰면 정작 공이 어디로 튀는지 보지 못합니다. 선수이든 초보자이든 중요한 것은 공 그 자체를 보는 것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폼을 갖췄어도 공을 놓치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공’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조직의 ‘성과’입니다. 우리가 조직에 함께 모여 일하는 이유는 더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시너지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시너지는 단순한 합이 아닙니다. 각자 열심히 노력한 것을 모으는 수준을 넘어, 서로의 힘이 곱이 되어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의 경험과 만나 더 좋은 결과물이 되고, 누군가의 강점이 다른 사람의 약점을 보완하며, 함께 만들어낸 성과는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의 몇 배를 뛰어넘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함께 일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팔로워십이란 무엇이고,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전에 “조직의 더 큰 성과를 위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조직 목표를 중심에 두어라
그렇다면 시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핵심은 리더와 팔로워 모두가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에 정렬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조직이 만들어야 할 가치에 집중하고, 그것을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서로의 힘이 곱해져 더 큰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철새들의 비행을 보면 이 원리를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장거리 비행을 할 때 V자 대형을 이루며 날아갑니다. 맨 앞의 리더가 만드는 기류가 뒤따르는 새들을 돕고, 뒤따르는 새들도 리더에게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전체 무리가 더 멀리, 더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리더이고, 누가 팔로워인가”가 아닙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과 속도로 정렬되어 있을 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점입니다.
리더와 팔로워의 역할은 다르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은 같습니다. 리더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는 팔로워는 바로 이 방향과 목적을 놓치지 않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