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AX ,

2026. 2. 25.

현재 MAX TF에서는 ‘MAX(Midas AX)’를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 엔지니어의 판단을 돕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프로세스의 동반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성과의 기준을 단순한 자동화율이나 비용 절감 같은 결과 지표만으로 정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느낍니다. AI가 많은 판단을 대신해주는 환경에서 기술자가 전문가로서 만들어내야 할 진정한 가치(성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판단까지 보조하는 시대에 기술자가 집중해야 할 가치(성과)는 무엇이며, MAX는 장기적으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어야 할까요?


AI 시대의 변화는 단순한 ‘효율 개선’이 아니라 업(業)의 정의와 성공의 기준이 송두리째 바뀌는 ‘거대한 전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수단적 고민(How-to)을 넘어, AI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엔지니어링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Why)에서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MAX는 기존의 복잡한 프로세스 위에 AI 기술을 덧붙이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지난 100년 동안 엔지니어링에 붙어 있던 관성적 군더더기를 깡그리 지우고, 오직 본질만 남긴 가장 단순하고 단단한 핵심 뼈대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엔지니어링은 본질적으로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맥락을 짚어 최적의 해를 찾아가는 ‘추론’의 연속이며, LLM의 강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MAX가 지향해야 할 장기적인 가치는 기계적인 자동화율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기술자의 판단을 더 높은 차원의 판단으로 격상시키고, 단순히 “더 효율적으로 일했다” 는 경험을 넘어 “AI와 함께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는 성공 기억을 반복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AX시대: 개선이 아닌 전환

기술자가 만들어내야 할 가치(성과)를 재정의하기에 앞서 우리가 마주한 변화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 에너지 주도권이 석탄에서 석유로 이동했을 때, 우리는 단순히 특정 직무가 편해지는 수준을 넘어 산업과 생활의 기반 자체가 재편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는 석탄 산업에 뿌리를 둔 모든 생태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거대한 파도였습니다.

지금의 AX 시대 역시 그 성격이 다르지 않습니다. “AI를 써서 일을 얼마나 편하게 만들까” 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려는 ‘개선의 질문’이지, 판을 바꾸는 ‘전환의 질문’이 아닙니다. 업(業)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는 지금 “기술자가 어떻게 살아남을까” 를 먼저 묻는 순간 우리의 시야는 이미 좁아집니다. AI는 단순히 일을 줄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기술자가 해오던 역할과 성과의 기준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거대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출발점은 ‘어떻게(How-to)’가 아니라 ‘왜(Why)’여야 합니다. 기존 방식에 AI를 덧붙여 효율을 조금 올리는 접근은 과거의 관성을 그대로 끌고 오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관성이 남아 있는 한 진정한 혁신은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AI를 어떻게 쓸까?” 가 아니라 “AI가 전제된 세상에서 엔지니어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입니다. 이 질문을 제대로 마주할 때 비로소 기술자가 만들어내야 할 가치(성과)도 다시 정의될 수 있습니다.

먼저 다 지우고 본질 하나만 남겨라

무언가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자꾸 기능을 추가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다 지우고 엔지니어링의 본질만 남겨야 할 때입니다.

현대 수준의 엔지니어링 문화가 자리 잡은 지 약 100년이 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그 판이 처음 짜이던 100년 전에 지금의 AI가 있었다면, 우리는 과연 지금처럼 복잡한 절차와 수많은 메뉴, 덧붙은 기능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혁신은 ‘더 복잡한 완성’이 아니라 ‘극단적인 단순함’에서 출발합니다. 구글의 검색 엔진이나 LLM 서비스가 거대한 지능의 깊이를 단 하나의 검색창 뒤로 숨겨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핵심만 남겨서 가장 단순한 형태로 내놓는 것, 그것이 혁신의 시작입니다.

MAX도 같은 순서를 따라야 합니다. 먼저 뼈대를 세우고, 그다음에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달 방식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마이다스 솔루션을 처음 설계할 때도 ‘그래픽으로 입력하는 세상’과 ‘설계하는 솔루션’, 이 두 가지 핵심 구조를 먼저 구상한 뒤, 자동입력 같은 기능을 얹어 사용자경험을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세상” 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본질에 기반한 핵심 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그 위에 무엇을 붙이고, 어떤 모습으로 전달할지 결정하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엔지니어링 솔루션의 미래: 기술자의 판단을 더 나은 판단으로

이제 엔지니어링 솔루션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AI의 본질은 추론이다” 라는 관점을 붙들어야 합니다. 인간이 언어를 통해 맥락을 읽고 가치 중심으로 사고하듯, AI 역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선택지를 좁혀가는 추론을 수행합니다.

엔지니어링 업무 또한 단순한 계산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는 추론의 연속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엔지니어링 솔루션이 제공해야 할 장기적인 가치는 단순한 자동화율이 아닙니다. 기술자의 판단을 더 나은 판단으로 격상시키는 경험이어야 합니다.

기술자가 만들어내야 할 가치(성과)의 정의 또한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단순히 “AI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일했다” 는 기능적 만족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핵심은 “AI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자가 세상에 기여하는 성과의 차원을 어디까지 격상시킬 수 있는가” 에 있습니다.

기술자의 진정한 성과는 더 이상 도면의 양이나 계산의 속도가 아니라, AI의 추론 엔진을 활용해 더 정교하고 가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에서 나옵니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솔루션은 과거의 관행을 걷어낸 본질적인 뼈대 위에 모든 과정을 ‘추론의 구조’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결국 기술자의 가치는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에서 벗어나, AI가 제시하는 최적의 선택지들을 바탕으로 세상을 위한 더 큰 가치를 최종 결정하는 ‘판단의 설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고차원적인 성과 창출을 시스템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AI가 판단까지 보조하는 시대에 모든 엔지니어링 솔루션이 지향해야 할 목적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