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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10.

동료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똑같은 말을 했는데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히 의도가 왜곡되거나, 작은 말 한마디 때문에 오해가 쌓여 갈등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서로 잘해보자는 마음은 같은데도 부딪히는 일이 반복되니까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인식 차이를 줄이고, 진짜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소통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놀라운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안에 있는 ‘그 사람의 기억’과 상대 안에 있는 ‘나의 기억’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자의 경험이 다르므로 기억도 다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소통에는 늘 오해와 갈등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기억으로 인한 소통의 간극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공감과 협력이라는 사회적 능력을 발휘해 긍정적 관계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왜 같은 말이 다르게 들릴까 -- 인식이 만든 오해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상대를 바라보고 판단합니다. 뇌는 외부 자극을 그대로 저장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과 감정을 덧입혀 ‘나만의 기억’으로 재구성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기억은 새로운 상황을 마주할 때 다시 소환되어 선택과 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은 객관적 사실의 반영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빚어낸 주관적 구성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대사 중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랑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축적되는 새로운 경험과 기억이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관계 초기의 설렘으로 가득했던 기억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익숙함이 쌓인 기억으로는 전혀 다르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뜨겁게 느껴졌던 사랑이 점차 식어가거나 때로는 낯설고 먼 존재로 여겨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인식의 주관성은 일상적인 소통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납니다. 같은 말을 주고받아도 사람마다 저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각기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고생 많았어”라는 한 마디도 어떤 사람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로 받아들여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형식적인 인사나 심지어 은근한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화자의 의도와 청자의 해석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것은 각자가 가진 경험과 기억의 필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작은 말 한마디가 예상치 못한 오해를 낳고, 그 오해가 쌓여 관계의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 생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협력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 기억의 한계를 넘어

‘나는 나의 기억, 너는 너의 기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오해와 갈등은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네가 틀린 것도 아니고 내가 틀린 것도 아닙니다. 단지 서로의 기억이 다를 뿐이지요. 이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우리는 인식의 주관성이 갖는 한계를 넘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긍정적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본래 협력을 통해 살아남도록 진화한 종(種)이기 때문입니다. 약 7만 년 전, 인류는 극심한 기후변화로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며 멸종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당시 더 크고 강했던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호미닌 종과의 경쟁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협력’이었습니다.

호모사피엔스는 메타인지 덕분에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며 “너는 다리를 잡고, 나는 머리를 잡겠다”처럼 역할을 분담해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마음을 모아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면서 집단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가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이유는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집단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집단 시너지를 위해선 협력이 일어나야 하고, 서로 힘을 합치기 위해서는 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려는지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없다면 협력은 불가능할 테니까요.

인식의 차이를 이해할 때 진짜 연결이 시작된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예전처럼 생존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은 줄어들었습니다. 혼술, 혼밥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본래 상호작용을 통해 집단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힘을 얻고, 사람으로 인해 힘을 잃습니다.

오해와 갈등을 넘어서 소통과 협력으로 나아가려면 먼저 상호작용이 긍정적으로 풍성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방법은 CSR을 꾸준히 실천하는 겁니다. CSR을 통해 상호작용을 더 좋게 할 때, 우리는 다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성과와 행복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CSR의 실천은 그 소통과 협력의 길을 여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